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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공황은 히틀러를 낳았고, 금융위기 10년은 ‘이단아’ 트럼프를

wisstark 2018. 9. 9. 19:42

대공황은 히틀러를 낳았고, 금융위기 10년은 ‘이단아’ 트럼프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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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저자 애덤 투즈 교수
위기 직후 Fed 달러 홍수로 진화
전세계 은행 파산 도미노는 막아

생활수준 악화돼 기존 정치인 불신
중도좌파 몰락, 민족주의 힘 얻어

무역전쟁은 수입쪽이 초반 우세
장기적으론 미·중 모두가 패배자

애덤 투즈

애덤 투즈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2008년 9월15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이제 저널리스트나 단기 분석가가 아닌 역사가 나서 금융위기를 분석할 때가 됐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달 한 권의 책이 발표됐다. 『붕괴: 금융위기 10년 동안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Crashed: How a Decade of Financial Crises Changed the World)』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에서 영국의 가디언까지 긴 서평으로 책을 반겼다. 지금도 아마존 경제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 중앙SUNDAY는 책 제목 대로 ‘위기 이후 세계의 변화’를 진단하기 위해 지은이인 애덤 투즈 미 컬럼비아대 교수(경제사)를 인터뷰했다. 그는 강연하기 위해 스위스를 방문 중이었다.
 
 
질의 :책 제목이 흥미롭다. 지난 10년을 위기라고 본 듯하다.
응답 :“위기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순간만이 아니다. 뒤이은 대침체(Great Recession)와 한해 뒤인 2009년에 시작된 유럽의 재정위기, 양적 완화(QE) 등이 위기를 구성하는 연속적인 사건이다. 이런 의미에서 위기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글로벌 위기라고 부를 만하다.”
 
질의 :기억의 소환 차원에서 위기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응답 :“다른 전문가들처럼 금융규제 완화, 거대 금융그룹의 대출이나 투자 규모와 견줘 턱없이 적은 자본금이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생각한다. 아주 위태로운 자본구조인데 마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화가 발생했다. 베어스턴스와 메릴린치가 제3자에 인수되고, 리먼이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질의 :주요 주제가 위기 자체는 아닌 듯하다.
응답 :“맞다. 위기의 원인과 진행 상황은 부차적인 주제다. 위기가 낳은 정치경제적인 변화를 더 주목했다.”
 
투즈 교수는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전간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이 시기는 1870년부터 시작된 1차 세계화 시대가 1914년 1차대전으로 저물며 시작됐다. 1917년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 29년 대공황, 이탈리아 베니토 뭇솔리니와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의 등장이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유럽·남미 등서 포퓰리스트 정치인 득세
 
질의 :정치적 변화라면 무엇을 말하는가.
응답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이다. 그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집권했다. 트럼프 승리의 원인을 찾아 들어가면 2008년 위기가 나온다. 또 트럼프의 집권을 가능하게 한 원인은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서 좌우 포퓰리즘을 유행하게 했다.”
 
질의 :정치적 양극화를 의미하는가. 그렇다면 전간기와 비슷하지 않는가.
응답 :“정치적 중도파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측면에선 닮았다. 하지만 현재의 트럼프나 이탈리아 포퓰리스트가 과거의 히틀러만큼 극단적이지는 않다. 또 대공황 얼마 뒤 세계는 2차 대전을 겪었다. 지금은 대규모 전쟁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번 대침체 직후 위기 대응 때문에 온건한 정치적 양극화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질의 :이번 위기 대응이 대공황과 어떻게 달랐는가.
응답 :“은행 파산 도미노도 없었다. 실업이 늘기는 했지만 대공황만큼은 아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그런 사태는 일어나 않았다. 많은 나라들이 경기침체를 겪었지만 대공황 수준은 아니었다. 나는 미 연준(Fed)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스템에 달러를 주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질의 :Fed의 QE는 미국을 위한 것 아니었나.
응답 :“Fed가 사들인 자산의 대부분은 미 국채였다. 미 국채는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현금처럼 보유한 자산이다. QE 시대 자금이 필요한 금융회사나 외국 정부는 미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고 Fed가 새로 찍어낸 달러를 조달할 수 있었다. 29년 대공황 때는 없었던 일이다.”
 
 
불평등 심화가 이민자 혐오 불러
 
그런데 위기 8년만인 2016년 대선에서 변종 정치인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즈음 유럽과 남미 등에서 포퓰리즘이 강세를 띄었다. 짧지 않은 시간차를 두고 정치적 변화가 발생했다. 히틀러는 대공황 발생 4년만인 1933년에 독일 수상이 됐다.
 
질의 :트럼프 등 포퓰리스트들이 긴 시차를 두고 득세한 이유가 궁금하다.
응답 :“위기 자체보다 위기에 대한 대응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유럽의 리더들은 금융 시스템을 구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 구제금융 측면에서 아주 유능했다. 반면, 대중의 생활 수준 등이 하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정치 리더들은‘시장 친화적 정책’이라며 긴축을 고수했다. 대중은 자신의 삶이 나빠지는 것을 막지 못하는 정치 리더들을 불신하기 시작했다.”
 
질의 :그래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인가.
응답 :“미국과 유럽의 기성 정치인들은 좌우 유권자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 바람에 세계화 과정에서 쌓인 불만이 분출했다. 실질 임금 정체, 불평등 악화, 이민자에 대한 분노 등이 표면화했다. 엘리트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이 모든 현상이 민족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의 유행을 부추겼다. 이 과정에서 우파보다 좌파 몰락이 더 심하다.”
 
질의 :좌파 몰락이 심하다는 말은 무슨 뜻인까.
응답 :“그리스 재정위기 순간 집권세력은 중도 좌파였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정치 세력이다. 그런데 재정위기 이후 철저하게 몰락했다. 그들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이 제시한 경제정책을 공유했다. 시장 친화적 경제정책이다. 블레어와 슈뢰더는 건전 재정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였다. 대중의 눈에 중도 좌파는 삶을 망가뜨린 세력으로 비치고 있다.”
 
질의 :요즘 비즈니스 리더들의 불만도 크다.
응답 :“우파의 반발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이들은 요즘 국가가 QE 등으로 통화의 안정성을 약화시켰다고 본다. 부실 금융회사를 구제한 일도 마뜩잖아 한다. 요즘 정부는 좌우 양쪽의 불만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요즘을 투즈 교수는 책에서 ‘자유롭지 않은 민주주의’라고 묘사했다. 시장경제와 건전한 재정, 경제 활동에 대한 자유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가 위기 이후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다. 그렇다고 자유민주주의가 완전히 작동 불능상태는 아니다. 아주 어정쩡한 상태란 얘기다.
 
 
동갑내기 트럼프·클린턴 행태는 반대
 
질의 :1870년대 시작한 1차 세계화 대공황 등으로 끝났다. 이번에도 세계화 흐름이 일단 막을 내리는 것인가.
응답 :“역사적 비교는 현재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 1980년대 시작한 2차 세계화가 한계를 맞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인들이 브렉시트(EU 탈퇴)를 선택했다. 두 나라는 세계화의 핵심 주도국이었다. 다만, 트럼프를 뺀 유럽과 중국, 일본의 리더들은 여전히 교역 확대를 지지한다.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도 트럼프 없이 추진 가능하다. 아직 2차 세계화의 종언이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질의 :트럼프의 정체가 궁금하다.
응답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려줄까. 트럼프는 빌 클린턴과 같은 세대다(사실 1946년 생으로 동갑이다). 같은 세대 사람인데 정치적 색깔과 행태는 정반대다.”
 
질의 :트럼프가 무역전쟁에서 이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응답 :“무엇을 기준으로 그런 평가는 하는지 모르겠다. 보호무역주의는 시장을 제공하는 쪽이 일단 유리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양쪽 모두가 패자라는 게 드러난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세계 불확실성은 중국의 부상 때문이 아니라 변덕스러운 트럼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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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애덤 투즈 1967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 경제사 연구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꼽힌다. 저서로는 『붕괴』외에 『엄습: 1차대전과 세계질서의 재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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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년 내 경기침체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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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오른쪽)과 존 윌리엄스 뉴욕준비은행 총재(가운데)가 주최자인 에스더 조지 캔사스준비은행 총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오른쪽)과 존 윌리엄스 뉴욕준비은행 총재(가운데)가 주최자인 에스더 조지 캔사스준비은행 총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애덤 투즈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예측을 내놓았다. “앞으로 12~24개월 이내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짧으면 1년, 길면 2년 안이다. 2008년 위기를 기준으로 하면 얼추 11년이나 12년 만이다. 또 다시 2008년처럼 극심한 위기를 동반한 침체일까. 투즈 교수는 “심장마비 같은 위기가 아니라 침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기 10년 주기설 현실로
장단기 금리차 0.24%P로 줄어
금리 역전 후 14개월 만에 침체

그의 말은 미국의 유명 경제평론가 데니스 가트먼 가트먼레터 발행인 등의 예측과 일치한다. 가장 큰 근거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가 됐다’는 통설이다. 이 통설 뒤에는 19세기 후반 이후 많은 논쟁거리가 됐던 ‘10년 주기설’이 똬리를 틀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학자 카를 마르크스는 생전에 “자본주의 경제는 기계화의 진행 등으로 10여년마다 공황(Crisis)을 겪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마르크스의 위기는 대공황 이후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경기 관리 때문에 침체 수준으로 완화됐다. 침체가 정확하게 10년마다 일어난 것도 아니다. 어떨 때는 8년째에, 어떨 때는 15년째에 침체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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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한 침체 시점을 미리 알기 위해 월가의 경제 분석가들은 침체 단서를 찾아내려 부심했다. 그 중 하나가 2년 만기 미 국채와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 차이다. 2년물 금리는 중앙은행 정책에 민감하다. 요즘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태세다. 10년물 금리는 경지 전망에 빠르게 반응하는 편이다. 경기 전망이 나쁘면 장기 금리가 하락한다. 최근 두 국채의 금리차는 0.24%포인트 수준이다.(그래픽 참조) 4년전만 해도 2.5%포인트 정도였다. 금리차가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금리차가 얼마나 정확할까. JP모건 등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60년 새에 발생한 침체는 모두 금리 역전 뒤에 발생했다. 또 금리 역전이 침체보다 평균 14개월 먼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차 흐름에 비춰보면 투즈 교수의 예측을 억측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달러와 금 관련 경제소식들
글쓴이 : 프로슈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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