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김정은, 합의 이행 열망 표출로 남북관계 속도내나
2007년후 '11년 단절' 강조한 金, 남북 관계 개선 필요성 강조
국가수반 김영남·외교·군부 인사 대동해 '후속회담틀'도 구축
金,비핵화없는 남북경협 불가능 인식…경제관료는 대동안해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반드시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하겠다."
남북 무대에서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 전 과정에서 남북관계 개선, 전쟁위험 해소,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이 담긴 '판문점 선언'이 다시는 휴짓조각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결기를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모두발언도 이에 방점을 뒀다. 그는 아무리 좋은 합의가 이뤄져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지 않겠나", "정말 진지하고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정말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등 발언 내내 이행을 강조했다.
그는 판문점 선언 발표 후 공동 발언시간에는 "고통이 없이 승리가 없고 시련이 없이 영광이 없듯이, 언젠가는 오늘의 이 만남과 그리고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민족의 진로를 손잡고 함께 헤쳐간 날들을 즐겁게 추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만찬에서도 "우리는 사소한 두려움을 가져서도 안 되며, 외면하고 피할 권리도 없다"면서 "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일들을 걸머지고 있는 우리들"이라고 역설, 굳은 이행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평양·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정상회담 이틀날인 28일 오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없는 조선반도(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담은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전문 그대로 일제히 소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북한 매체들은 남북정상이 회담에서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오늘 그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을 안고 왔다"는 등의 김정은 위원장 발언들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제7기 3차전원회의에서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으로의 노선 전환을 선언한 것이 '비핵화 결단'에 따른 것이며 비핵화의 대장정에 나섰음을 전 주민에게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김 위원장은 올 들어 남북간의 다양한 고위급 접촉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면담 등으로 '판문점 선언'에 담은 남북 간 협력이 비핵화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공식수행원에 종전 정상회담과 달리 경제관료가 단 한 명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판문점 선언에 많은 경협 사안을 담았음에도 핵 문제로 인해 당장 진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통해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도보다리에서 문 대통령과 나눈 대화의 내용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핵화에 대한 좀 더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눴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첫 남북정상회담에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대남 및 외교, 국방분야 수장들이 총출동한 사실도 이번 회담에 임하는 각오와 더불어 앞으로 합의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포함된 것은 이번 회담이 남측 지역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한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 최고지도자와 대외적 국가수반이 모두 함께함으로써 정상회담의 격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의 외교 양대축인 리수용 당 부위원장과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이 이례적으로 남북대화에 나오고, 야전군 수장 리명수 군 총참모장과 우리의 국방부 장관격인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포함된 것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후속회담의 틀을 구축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이행 의지는 핵 문제를 풀어 경제성장을 이룸으로써 주민들에게 풍족한 삶을 주겠다는 열망에서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다양한 시장 경제적 조처를 하면서 주민 생활향상에 안간힘을 썼지만, 핵을 동반한 경제발전 전략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축으로 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부딪히며 북한 경제를 질식상태로 몰아넣었다고 할 수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비핵화·평화 정착 및 남북관계 발전' 주제로 열린 전문가 2차 토론회에서 "김정은은 (결국)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본다"며 "생존을 위해 핵을 개발했지만, 핵 때문에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김정은이 핵 개발을 포기할 적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은 예전부터 '인민들의 윤택한 삶을 위해 일하겠다'라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다"라며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면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김정은의 핵 포기 의지가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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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평양·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정상회담 이틀날인 28일 오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없는 조선반도(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담은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전문 그대로 일제히 소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제7기 3차전원회의에서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으로의 노선 전환을 선언한 것이 '비핵화 결단'에 따른 것이며 비핵화의 대장정에 나섰음을 전 주민에게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한국전쟁 끝날 것"..中 "성공적" 러 "긍정적" 日 "환영"
2018.0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4强 일제히 환영..트럼프, '종전선언' 지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뒤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을 하게 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NHK로 중계된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강하게 기대한다"며 "앞으로 북한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 아베 총리는 "이번 선언을 과거 성명과 비교, 분석하면서 앞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미일간, 중국 및 러시아와 확실히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담화를 내고 "이번 정상회담 실현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한다"고 재차 밝혔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2018/04/27 20:58
靑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 명시 주목… 김정은 육성도 있어”
2018-04-28 03:03
[남북 4·27 판문점 선언]비핵화 원칙 합의 성과와 한계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방남 등 숱한 파격 속에 11년 만에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비핵화였다.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우회적인 언급을 거듭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직접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할 것이냐는 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두 정상은 예상보다 빠르게 합의한 ‘판문점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의 원칙을 담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공동 기자회견 등 공개석상에서 끝내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핵 담판은 이제 막 시작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 핵 동결 내세우며 한미 책임 강조한 北
남북 관계 발전과 군사긴장 완화 조치, 평화체제 구축 등 3개 분야에서 총 13개 항의 합의를 담은 ‘판문점 선언’에서 비핵화에 대한 남북 정상의 합의는 가장 마지막 항에 담겼다.
비핵화에 대한 두 정상의 합의는 세 개의 문장으로 구성됐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완전한 비핵화는 “남과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한다”는 첫 문장에 담겼다. 이어 두 정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는 최근 김정은이 내놓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 중단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 동결 조치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북한은 물론 한국도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과 한반도에 순환 배치되고 있는 미군 전략무기 철수 요구를 고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담지 못한 것은 예상됐지만,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1992년 채택한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에서 핵 사찰에 합의했던 것과 달리 이번 합의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 이상의 문구를 담지 못했기 때문.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한 정도이지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은 담겨 있지 않다”고 말했다.
○ 트럼프와 담판 겨냥해 선물 남겨둔 듯
다만 1994년 제네바합의 이후 “핵 문제는 미국과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핵 논의에선 ‘한국 패싱’을 당연시하던 북한이 한국과의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것은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담은 데 주목해야 한다”며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육성이 있지만, 그것은 별도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비공개석상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표시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김정은이 미국과의 담판을 고려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이라는 선물을 아껴둔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미 3자 회담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추진을 판문점 선언에 담은 만큼 문 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어떤 식으로든 명시적인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받아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중대사를 지낸 정종욱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핵심인 비핵화가 기대보다 약하지만, 북한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비핵화 절차 등의)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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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TV, 30여분짜리 정상회담 영상방영…"완전한비핵화" 문구 낭독
2018/04/28 19:05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28일 남북정상회담의 핵심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중앙TV는 이날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이 27일 판문점으로 통하는 도로에 설치된 대전차방호벽과 '72시간 다리' 등을 거쳐 판문점 북측 지역에 도착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남북 정상의 첫 대면부터 작별까지의 과정을 담은 약 30분 분량의 영상을 보도 형식으로 방영했다.
이 영상은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 국군의장대 사열, 두 정상이 남북 공식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환영행사, 정상회담 및 기념식수, 도보다리 환담 등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장면을 담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고 포옹하는 장면과 두 정상이 자필로 서명한 선언문 전문 등도 전파를 탔다.
조선중앙TV에 나온 리춘히 아나운서는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비롯한 선언문의 전문을 일일이 낭독하기도 했다.
영상은 이어 만찬장에서 시종일관 웃는 남북 정상 부부의 모습과 김정숙·리설주 여사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건배 장면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부각했다. 환송공연과 두 정상의 작별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총 6개 면 가운데 1∼4면을 61장의 다양한 사진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소식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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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에 나온 리춘히 아나운서는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비롯한 선언문의 전문을 일일이 낭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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