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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를 감쪽같이 은닉하는 최고의 방법

wisstark 2018. 2. 10. 21:05
재단 : 부를 감쪽같이 은닉하는 최고의 방법



중국인들은 오래전부터 '대도무형(큰 도는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 '대은은어조(진정한 은자는 산 속으로 숨지 않고 최고 통치자 곁에 있다는 의미)'라는 말로 사람의 본성을 꿰뚫어봤다. 진리는 항상 가까운 곳에 있고, 최고 경지에 오른 통치자는 항상 상대방을 눈에 띄는 위치에 있도록 하는 반면 자신은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불패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는 법이다.



20세기 초 국제 은행 가문들은 독점 자본주의가 최전성기에 이르렀을 때, 웬만한 나라가 따라오지 못할 만큼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한 나라를 좌지우지 할 만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금융 과두들의 세력이 무한대로 확장되면서 반대파들 역시 정비례로 증가했고, 사회적으로 금융 과두들을 향한 불만과 증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사회의 각종 반대 세력들이 힘을 합칠 경우 금융 과두들이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국제 은행가들은 이 이치를 깨닫고 약속이나 한 듯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모두 공공의 시선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이에 대해 그들은 한 목소리로 소극적인 변명을 시도했다.



"우리 가문의 후손들은 재산에 큰 흥미가 없고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가문의 재산은 그들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투자에 활용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신흥 산업과 첨단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우리 가문들의 전통적인 자산 축적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고 재산 역시 대폭 줄어들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의 명문 거족들과 부호들은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퇴출되고 지금은 '후발 주자'들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그들의 말이 사실일까?



실제로 전통 부호 가문들의 재산은 단 한 푼도 줄어들지 않았다. 단지 합법적, 합리적인 방법으로 교묘하게 감춰두었을 뿐이다. 초특급 부호들은 사람들 앞에서 모습을 감춘 데 불과하다. 재산에 대한 통제권과 지배권을 지금껏 포기해본 적이 없고 오히려 훨씬 더 강해졌다. 과거에는 부호라는 타이틀과 함께 각 방면에서 얼굴을 드러냈으나 지금은 부호 타이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은 존재하지 않은 때가 없고 존재하지 않은 곳이 없다. 또 그들은 소리 소문 없이 못하는 일도 없다. 그들은 대리인을 앞에 내세우고 배후에서 조종하는 방식으로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들의 통치 전략은 그야말로 '대도무형'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처럼 완벽하고 새로운 부의 게임 법칙이 바로 오늘날 유럽과 미국 사회를 실질적으로 조종하고 있는 방대한 규모의 재단 시스템이다.



20세기 상반기에 금융 자본주의가 쇠퇴하고 독점 자본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 세력 그룹은 사회의 부를 직접 통제하던 방식에서 간접적으로 막후에서 조종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새로운 기업 구조의 핵심은 소유권과 지배권을 분리하고 사회 공공 자본을 대량으로 모집하는 것이었다. 그 목적은 지렛대효과를 이용해 최소한의 자기 자본으로 방대한 규모의 사회자본을 통제하고, 사회 각 산업의 근간 핵심 분야를 광범위하게 지배하면서도 독점 자본주의의 피라미드에 보이지 않는 계층을 형성하여 외부에는 진정한 지배자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겉으로는 전문 경영인이 기업을 운영하지만 이사회와 핵심 지배권은 극소수 금융 가문들의 수중에 집중되어 있다.



지렛대효과(leverage effect) :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가 차입금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이 이익률을 높이는 일



새로운 게임 룰의 특징은 금융 가문들이 방대한 재단 시스템과 기타 투자 대행 회사(대리인)를 내세운다. 이 경우 '형태는 변했으나 본질은 변하지 않았으므로' 이사회 및 기타 주주의 권리는 여전히 금융 가문들이 행사한다. 금융 가문들의 대표적인 '투자 대행 회사'는 유명한 금융기관 및 자산관리회사이다. 그들은 실제 지배자인 금융 가문들이 대중들의 눈에 띄지 않다록 시선을 가려주는 '방화벽' 역할을 한다. 다원화 자본주의 시대에 이르러 이와 같은 현상은 더욱 보편적이고 뚜렷해졌다.



그러나 부호들은 새로운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서 먼저 일정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 버리는 것이 없다면 얻는 것도 없는 법. 그들은 명예를 버리고 실질적인 것을 얻었다. 부호들이 부를 은폐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초보적인 것은 바로 기부이다. 기부의 이론적 토대는 '소유권을 포기하고 지배권을 확대함으로써 재산을 합법적으로 은폐하는 것'이다. 이 결과 부호들은 '부호 랭킹' 순위에 오르지 못하고 언론 매체의 집중 조명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배후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부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했다.



미국 헌법에 의하면, 부호들은 최고 50%에 달하는 상속세를 비롯해 개인소득세, 증여세 등 다양한 명목의 세금을 납부해야만 했다. 그러나 재단을 설립하면 이런 세금들을 모두 면제받을 수 있다. 특히 좋은 점은 재단이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 경우 자본 이득세를 납부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완전 면세 상태에서 재단의 자산은 구르는 눈덩이처럼 엄청나게 불어나는 것이다.



미국 의회 보고에서는 "미국에 수많은 재단이 설립되면서 연간 3분의 2 이상의 소득이 면세 대상에 포함되었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부호들이 교묘한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함에 따라 영원히 재단을 설립할 능력이 없는 중산층의 납세 부담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특급 부호들의 재단 자산은 마치 암세포처럼 왕성한 번식력을 보이며 중산층의 부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 부의 분배는 갈수록 불평등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1969년 미국의 596개 재단의 순수입은 미국 50대 은행 순수입의 2배를 넘어섰다. 1790년에 최초의 재단이 설립된 이후 미국에는 재단이 해마다 우후죽순처럼 설립되고 있다. 미국 재단의 놀랄 만한 증가 속도를 한번 살펴보자.



-1900년 이전 : 18개

-1910~1919년 :76개

-1920~1929년 : 173개

-1930~1939년 : 288개

-1940~1949년 :1,638개

-1959~1959년 : 2,839개

-2002년까지 미국의 재단은 총 6만 2,000개에 이름



재단은 연간 소득의 5%만 자선사업에 투자하면 된다. 그렇다면 국제 은행 가문들의 재단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고작 5%에 그칠까? 절대 아니다. 더구나 5%의 자선 투자를 통해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과 학술 연구 지배력은 대대적으로 향상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회적 여론 환경과 법적, 정책적 지원을 통해 5%를 훨씬 초과하는 이익을 얻는다.



오늘날 부호들 역시 이와 같은 게임 룰을 깨달았다. 꼭 '부호 랭킹 순위'에 진입할 필요가 있을까? 재산을 꼭 자신의 명의로 보유할 필요가 있을까?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해놓고 내가 지배권을 행사하면 되지 않는가? 부를 소유하는 목적은 쓸데없는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산에 대해 영원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있다. 상장사의 실제 지배자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투자 대행 회사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부호들은 부에 대한 직접적 지배에서 간접적 지배, 눈에 보이는 지배에서 눈에 보이지 않은 지배로 '업그레이드'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아마 유럽이나 미국처럼 부의 '변신'을 도와주는 '합법적'이고 '영원'할 뿐 아니라 '면세' 형태의 '계승 가능한' 법률적인 장치가 중국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자신의 재산 상황을 숨길 수 있고 재산의 파생까지 가능하다면, 중국인들도 당연히 부를 숨기고 싶어하지 않을까.
출처 : 달러와 금 관련 경제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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