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언론들의 유엔 사무총장 비판의 이면
2016.06.03 오마니나
유명 외신을 인용한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소위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새누리나, 현 정부, 특히 친 박근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그러한 현상을 보인다. 그렇다면, 그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외신들이 말하는, 무능한 유엔 사무총장에 의해 유엔의 현실은 과거보다 나빠졌다는 말인데, 이것이 과연 현재의 유엔을 제대로 평가한 정상적인 결론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요즘, 많이 각종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썰전"이라는 종편 프로그램의 캡쳐를 통해서 살펴보자.
우선, 어떤 유명 외국 언론들이 현 사무총장을 어떻게 평가했는가를 살펴보자.
더 이코노미스트 : 역대 최악의 유엔 사무총장. 우둔한 사무총장 등
더 뉴욕 타임즈 : 힘이 없는 관측자, 어디에도 없는 사람
더 월스트리트 저널 : 유엔의 투명인간
포린 폴리시 : 반기문은 가장 위험한 한국인, 유엔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더 워싱턴 포스트 : 유엔을 쇠퇴의 길로 이끌고 있다.
더 가디언 : 유엔을 약화시켰다.
기사의 실제 내용(어떤 일을 어떻게 했으므로 등)은 알 수없지만, 기사의 제목이나 소제목 등에서 표현에서, 유명 언론들은, 현 사무총장에 대해 한가지 부정적인 포인트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이들의 표현이 지향하는 바를 합쳐서 정리해보면,
"역대 최악이고, 우둔하며, 힘이 없고, 어디에도 없는, 투명인간같은, 가장 위험한 한국인 반기문은 유엔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쇠퇴의 길로 이끌어 유엔을 약화시켰다"
라는 것이 된다. 누구도 이러한 문장에 태클을 걸 사람은 아마 없다고 생각한다. 썰전에 참가한 유시민 씨도 케공감할 정도니까 말이다.
이제, 이 결론에 대한 케공감이 정말 사실에 근거를 두고 이루어진 것인 지를 살펴보자. 무엇보다, 유엔을 쇠퇴시켰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고, 이들 언론들이 그렇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무총장에 대한 개인적인 능력을 공격한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팩트다. 따라서, 쇠퇴했다는 유엔은 그렇게 되기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므로, 반 총장 이전의 유엔의 위상을 살펴보고, 현재와 비교해보면, 과연 유엔이 무의미해졌고, 약화되었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현 사무총장의 유엔에서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유엔이란 어떤 기구이고, 이 기구에서 사무총장이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원래부터 유엔의 사무총장이 유엔을 좌우하는 위상을 가졌다고 하면, 의문을 풀기가 쉬워지는데, 원래 유엔이라는 기구는, 유엔 안보리 5대국이 정회원으로 구성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그 핵심기구이고, 그 외의 각종 수많은 기구들은 어떤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강제권"이 없기때문에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는 한계성을 이 기구의 탄생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유엔 = 안보리 5개 상임 이사국의 기구다.
여기에 반론이 있는가? 단언컨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무총장은 안보리에 대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당연히 애당초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 이러한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면, 저 유명한 미국과 영국의 언론들이 유엔을 무의미하고 약체화시켰다는 책임을 유엔에 대한 아무런 강제력이 없는 사무총장에게 돌리는 것부터가 모순적이며 괴상망칙하고 무언가 냄새나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유시민씨 정도의 국제감각을 가진 인물마저 동감하게 만드는) 영미의 대형 언론들이 아무런 힘도 없는 유엔 사무총장을 저토록 감정적인 표현으로 비난하는 가?
한마디로 유엔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유엔의 핵심기구인 유엔 안보리의 위상이 과거와 달리, 내려앉았다는 얘기이고 그만큼 유엔 사무총장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좀 더, 세밀하게 말하면, 미국과 영국 중심의 안보리가 중국, 러시아, 프랑스의 대두에 의해 전체적으로 약화되고, 그 대신 유엔 전체 회원국이 참여하는 유엔 총회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고, 따라서 그 유엔총회를 주관하는 사무총장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유엔 총회의 결정이 영미주도의 안보리의 결정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은, 영미가 주도하던 미국 단독패권주의가 쇠퇴하고 그외의 중, 러와 브릭스가 주도하는 다극패권이 부각된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에 의한 것이다.
사례를 하나 들어본다. 작년 5월에 파리에서 역사적인 파리 기후협정이 조인되었다. 원래 이것은 G7(안보리 상임이사국 전체가 들어있다)이, 중 러 브릭스 등의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기후온난화의 대책이라는 이유(조작)로서, 개발도상국들에게 탄소세를 내게 만드는 제국주의적인 삥뜻기의 목적을 가진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미 패권의 쇠퇴와 중러의 부각으로 작년에 결정된 파리 협정의 내용은, 완전히 반대가 되어 선진국들은 매년 수조 달러를 개발도상국에게 지원하기로 결정되었다.
파리 기후총회 최종 합의 "선진국, 개도국에 매년 118조 원 지원"
2015-12-12 21:54 "파리 기후총회 합의문 법적 구속력
앞에서 설명했듯, 유엔을 좌지우지했던 것은 강제권이 없는 유엔 총회가 아니라, 핵보유국인 유엔 안보리였다. 그런데, 영미 단독패권의 종언을 알리고 다극패권의 서막이 열리는 이 역사적인 사건이 유엔 안보리가 아니라 유엔총회의 결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고 나아가, 파리협정에 의해 법적인 구속력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따라서, 바로 이 결의를 이끌어내는데는, 그 총회를 주관하는 사무총장의 영향력이 당연히 관련이 있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파리 기후총회의 협정이 성립되는 과정에서,무엇을 확인했는가. 그것은 유엔의 핵심기구인 유엔안보리 상임이사회가 유명무실해지고,무의미해지고, 결국은, (과거의 영미중심의)유엔이 쇠퇴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위 기사의 제목을 다시 보시라. "선진국은 개도국에게 매년 118조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법적인 구속력으로 강제했다는 사실"을,,,, 영미 패권이 좌지우지하며 소위 서방 선진국의 이익 만을 보장하던 기구인 유엔이, 매년 개발도상국들에게 돈을 내야되는 세상을 유엔이 만들어 낸 것이다.
따라서, 영미 단독 패권을 뒷받침해 왔던(선전기구)인 영미의 언론들이, 자신들 만의 유엔이 무너져 가는 것을 방치한(선도한) 유엔 사무총장을 어찌 비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그들의 평가를 살펴보자.
더 이코노미스트 : 역대 최악의 유엔 사무총장. 우둔한 사무총장 등
더 뉴욕 타임즈 : 힘이 없는 관측자, 어디에도 없는 사람
더 월스트리트 저널 : 유엔의 투명인간
포린 폴리시 : 반기문은 가장 위험한 한국인, 유엔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더 워싱턴 포스트 : 유엔을 쇠퇴의 길로 이끌고 있다.
더 가디언 : 유엔을 약화시켰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개인적인 무능력에 비난이 아니라, 특히, 포린 폴리시의 "반기문은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라는 표현은, 그의 정체성에 대한 평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짚어두어야 하는 것은, 위 언론들이 지적한 반 총장에 대한 비난의 내용이 매우 부실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성격 등이나 중량감이 없는 사건에서의 행동 등을 들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유엔의 변화는 2013년도를 기점으로 안보리에서 유엔 총회로 그 주도권이 넘어오는 것이 표면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사무총장으로서의 위상을 따지고 할 계제는 못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3년도 9월에 있었던 미국의 시리아 공습 결정과 취소과정에서, 유엔의 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은 시리아 군이 독가스를 사용했다는 이스라엘과 미군의 편향된 정보를 근거로 시리아 공습을 결정하고 그 추인을 미 의회에 넘겼는데, 이 때, 유엔에서 파견한 조사팀이 반군이 독가스를 사용한 증거를 확보하고, 유엔 총회를 통해, 미국의 주장을 일축하고, 러시아, 중국 등이 그 증거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 미국은 공습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2014년도에는 미국과 EU가 문서로서 보장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이, 러시아의 무력에 의해 무너지는 "러시아의 크리미아 합병사태"가 있었다. 이때도 유엔 총회는 과거와 달리 무력개입 자제를 주장해, 영미 패권이 아니라 중 러 브릭스 편을 들게되므로서 다시 한번, 달라진 유엔의 모습을 보인 바가 있다. 나아가, 2015년 9월에는, 과거의 유엔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었던(말하자면 영미가 인정하지 않았던)중국의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유엔 사무총장의 자격으로 참가하므로서, 과거의 유엔과 현재의 유엔이 얼마나 달라졌는 지를 전세계에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유엔이, 나아가 세계가 미국의 단독 강권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해석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은 2차대전의 전승국이 아니며, 실제로 일본군과 변변하게 싸운 적도 없고, 2차대전의 전승국들의 전후 문제를 결정하던 국제회의에는 전혀 참가하지도 못했으며(그 때까지 중공이라는 국가는 세워지지 않았으므로)주지하다시피, 영국과 미국에 의해 전승국으로 인정된 것은, 중공의 모택동이 아니라 장개석의 중화민국리는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을 전승국으로 인정하려면 당연히 미국과 영국, 즉 과거의 승전 주도국이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시피 세상이 바뀌었으므로, 그에 따라, 영미 등이 없어도, 러시아와 브릭스 국가들, 그리고 전세계 199개국을 대표하는 유엔의 사무총장이 참석하므로서, 실제로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세력이 어디인 지를 나타내 보인 것과 같은 것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유엔의 사무총장에 대한 영미 언론들의 비난이 얼마나 크고 진실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의 네 가지 사건만으로도 그 모든 것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은 확실하다. 백번 양보해서 반 총장은 영미 단독패권의 유엔을 원래의 설립취지에 맞는 다극적인 유엔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은 하지않았다고 한다고 해도, 위 언론들이 지적한 비난과 비판을 받을 이유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현 사무총장을 둘러싼 영미 유명언론들의 배후에 있는 군산세력과 자본세력의 정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들의 선전에 쉽게 넘어가서는, 오히려 그들이 선동하려는 목적에 부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불문가지다. 국내의 특히, 진보나 야권 측이 이러한 영미 언론의 선전 선동을 인용까지 해가면서, 국제정세의 진정한 흐름을 도외시한 채, 자신들이 정치적 이익(차기 대권을 둘러싼 입지확보)을 확대하는데 이용하고 있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유감일 수밖에 없는 것이며 어떤 면에서는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본다.
반 총장이 새누리의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등의 친여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나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분들의 자유의지에 의해 비판하거나,비난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며,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유명한 외국의 언론이라고 해도, 국내의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자국(또는 자신의 세력)의 이익을 우선하는, 기본적으로 선전기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항상 염두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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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위 사진 캡쳐의 마지막에 들고 있는 전임 유엔사무총장의 공직진출 제한에서 "각국의 비밀을 알고 있으므로 "운운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런 정보의 대부분은 필시 미국과 영국, 중, 러 등의 강대국들에 관한 것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아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면, 그게 대한민국의 이익이면 이익이 되지, 마치 무슨 큰 손해라도 된다는 얘기처럼 하는 것도 허망스럽다.
“유엔 회원국은 사무총장의 퇴임 직후(immediately on retirement)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무총장 자신도 그러한 (정부) 직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should refrain from accepting)”는 권고를 담은 ‘결의 11(Ⅰ)호’를 채택했다. [1946년 1월24일 제1차 총회 채택]
초창기의 유엔의 분위기를 안다면 이것이 어떤 특정국을 대상으로 한 것인 지도 함께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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