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투자환경은 어떻게 보나.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닐 시점이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시장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이유는.
“전 세계 부채의 증가와 과도한 금융완화의 부작용으로 시장이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 세계 중앙은행이 패닉에 빠지면서 단기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동안 또 한 번의 기회가 올 것이다.”
◆중국과 원자재 등 신흥시장 전문가다. 지금 이쪽에 어느 정도 자산을 배분해야 하나.
“시장 사이클이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에 따라, 그리고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확실한 건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카자흐스탄의 위치도 모른다면 거기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신흥시장과 원자재 시장의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고, 지금 투자를 감행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미국 주식시장은 6년반동안이나 불마켓(bull market·강세장)이 지속됐다. 미국 경제는 4년에서 7년을 주기로 경기후퇴가 일어났다. 지금은 약세장으로 접어들면서 조정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과도한 부채였는데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부채규모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다음 번 위기가 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투자를 늘리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문제가 생긴다면 어디서 시작될까.
“미국이다. 돈을 무한정 찍어내면서 통화량을 늘렸고, 일본, 유럽, 영국 등 주요 중앙은행들 모두 역사상 전례가 없는 통화랑 증발에 동참했다. 하지만 실제 문제가 터지는 곳은 작은, 주변국가다. 거기서 시작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전 세계가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패닉에 빠진 중앙 은행이 초저금리를 유지하게 되면 다시 투자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
◆중국은 어떤가. 2013년 인터뷰때 중국 주식이 폭락하지 않으면 사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여름에 (중국 증시가 급락했을 때) 주식을 사들였나.
“지난 7월 증시가 급락하는 틈을 타 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는 않았다.”
◆원자재 가격이 바닥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본다며, 어떤 종류의 원자재가 유망한가.
“농산물이다. 지금의 낮은 가격은 놀랄 정도다. 지금까지 농업은 최악의 산업이었지만 앞으로 달라질 것이다.”
◆다른 원자재는?
“원유와 에너지다. 아마 가격이 바닥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에너지 시장에서 여러 악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호재가 나와도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최고점에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악재가 나와도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는다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 아마 에너지가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다.”
◆금은 어떤가.
“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 사지는 않는다. 내년이나 2~3년내에 더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농산물은 안전, 에너지는 신중, 나머지는 관망이다.”
◆원자재 투자비중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
“포트폴리오의 10% 정도다.”
◆환투자는 어떤가.
“가장 큰 포지션은 미국 달러다.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달러와 같은 안전투자처를 찾게 될 것이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부채가 가장 많은 국가지만,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유로나 일본 엔화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달러화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 물론 어느 시점에 거품이 생길 것이고,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에 처분할 것이다.”
◆금리가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채권에 대해서는 비관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추천할만한 채권이 있을까.
“러시아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물이라 채권이라고 보기 어렵다.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이다.”
◆새로 투자에 나서는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앞으로 원자재와 주식시장에서 투자 기회가 올 것이다. 유동 자산을 달러로 보유하고 러시아,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중국에 대한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 (끝)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