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에서 열차로 2시간 가면 있는 작은 도시 휘센(Fussen), 여기는 세계에서 관광객이 정말 엄청나게 몰려오는 곳입니다. 두 개의 성 , 특히 소위 디즈니 성이라 불리는 노이슈방슈타인 성과 그 아래의 호헨슈방가우 성을 보겠다는 거지요. 도시 자체는 정말 자그마합니다. 헌데 그냥 '디즈니 성"만이 아니라 이 휘센에는 탐미주의자이자 동화처럼 왕이 되었다가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난 미남 '백조 왕" 루드비히 2세를 알아야 합니다. 대체로 유럽인들은 그 내용을 알겠지만 우리는 그저 성을 보러 가지요. 헌데 이 루드비히 2세는 지난 주 소개했던 시시 엘리자베스 신성로마제국 황후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사촌 지간입니다.
이게 노이슈방슈타인 성입니다. 이 성은 완전히 루드비히 2세가 바그너를 주제로 해서 지은 성입니다. 의외로 이 성의 내부에 가 본 한국인 여행객은 적은 것 같은데 왜냐하면 엄청나게 보자는 사람이 많아 기다리다 포기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가 있긴 한데 그게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그걸 기다리면 다른 성을 못 본다 싶어서일 겁니다. 우리들은 보았습니다. 영어 가이드로.....
그리고 아래 호수가에 있는 호헨슈방가우 성.....
루드비히 2세는 이 지역에 모두 4개의 성을 건축할 계획이었으나 1개는 끝내 짓지 못했습니다. 그 성의 건축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았으니까요....다른 하나의 성은 린더호프 성인데 여기서 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따로 보러 가야 한다 하고요 그래서 휘센에 오면 누구나 이 두 개를 보개 됩니다.
루드비히 2세는 1845년 생으로 만 18세 때인 1864년에 즉위하게 됩니다. 미소년(아니 미청년)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제왕으로서의 능력은 부족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는 어려서 이 휘센 지역에서 자랐기에 즉위 후 이곳에 성을 지을 것을 명령합니다. 그리고 스위스 루쩨른의 바그너 박물관 기행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바그너의 열렬한 추종자였기에 성의 내부를 로엔그린, 트리스탄과 이졸데, 탄호이저의 스토리를 다룬 그림과 조각들로 꾸몄습니다. 어마어마하더군요. 정교하고 탐미적이고...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서 요건 구글에서 업어 왔습니다. 정교하고 화려한 가운데 그 오페라들의 스토리를 다룬 그림과 조각들이 벽면에 즐비합니다....
1967년 22세의 왕은 시시 엘리자베스 황후의 막내 여동생 소피와 약혼합니다.
보기 드문 약혼자 소피와의 사진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 약혼을 몇 달 후 취소하는데 그 이유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합니다. 다만 그의 사후(1886년 41세로 사망) 역사가들이 그의 일기를 분석한 바 그는 성의 정체성에 대해 크게 고민하고 있었고 그 뒤로 결혼하지 않았는데 소피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우리의 관계의 중심에는 바그너의 감동적인 운명이 있다'고 하고 서로 바그너 오페라의 주인공 이름으로 칭했는데 즉, 정략 결혼 이런 게 아니라 서로 바그너에 대한 이해와 존경으로 묶인 관계였다는 거지요. 그리고 그의 성적 취향도 그렇고.....
바바리아 지방에서는 1813년 이래 동성애가 처벌의 대상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루드비히 2세는 도한 독실한 크리스찬으로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하고요 동년배 예술가 남성들과 스캔들이 있었습니다.
루드비히 2세는 그러나 즉위 직후 당시의 강국 프러시아와의 전쟁이 있었고 그의 예술적 탐미성향에 입각한 휘센의 두 성을 포함한 여러 성(방어용이 아니라 예술적 건축물입니다)을 짓고 예술에 투자하는데 헌데 비록 이런 화려한 성을 건축하는 예산의 대부분을 루드비히 2세가 자신의 재산에서 충당했다고는 하지만 바바리안 왕국의 재정이 힘들어졋습니다. 당시 그 왕국은 절대왕정이 아니라 내각이 다스리고 왕이 내각의 임명권을 갖는 형태였는데 헌법에 의하면 폐위도 가능했다고 합니다. 1868년 그의 마지막 해에 들어 년초부터 내각과의 대립이 심화되었고 그는 내각을 총사퇴시키고 새 내각을 지명했지만 구 내각 역시 루드비히 2세의 정신상태가 왕의 지위를 지탱할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아냅니다. 즉, 정신이상이라는 거지요. 내각은 후사가 없는 왕의 뒤를 이을 왕자를 선택(루드비히 2세의 친구)했는데 왕자는 루드비히에게 뮌헨으로 와서 왕의 권한을 행사하든가 아니면 외국으로 갈 것을 종용하지만 그는 거절합니다. 그런 가운데 그 해 6월에 들어 말하자면 1차 쿠테타가 일어나 폐위시키려 했으니 실패하는데 루드비히는 잡은 그 반군을 다시 풀어줍니다. 그는 바로 이 휘센의 성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곧 다시 폐위 쿠테타가 일어나 이번에는 왕의 호위대가 패해 뮌헨 남쪽의 성에 연금상태에 있게 됩니다.
그 바로 다음 날, 루드비히는 자신의 정신 감정을 내렸던 구든 박사를 대동하고 오후 6시 경 산책을 나갔고 8시까지는 돌아오게 되어 있었으나 그들은 종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수색 결과 밤 11시 30분 즘 두 사람은 얕은 물가에 누운 시체로 발견되었고 루드비히의 시계는 6시 54분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공식 기록은 물에 들어가 자살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부검 결과 폐에서 물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의 죽음은 타살일 것이라고 후세에 추정되지만 총을 맞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여러 가설이 있습니다.
헌데 하나 더 특기할 만한 것은 지난 주 포스트에서 이야기한 시시 엘리자베스 황후와 그는 사촌간입니다. 시시 황후가 8살 위인 1937년 생인데 둘은 매우 친하게 지냈습니다 일부 블로그 등에 둘 사이가 연인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은 위에 든 여러 이유로 사실이 아닐 것으로 봅니다만 그런 추측성 포스트가 있게 된 것은 이 루드비히 2세 이야기는 1922년 무성영화로도 만들어졋고 이후 여러 차례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공연되었기 때문에 작가가 살을 붙인 것(둘이 연인일 수도..이런 픽션 스토리가 있는 공연도 있다 하니)을 역사적 사실로 착각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1972년 독일 영화 "Ludwig II"가 특히 유명한데 이 영화는 유투브에서 전편을 보실 수 있고 1955년 뮤지컬에서 루드비히와 시시가 같이 나오는 노래 장면도 유투브에 있습니다. 둘의 친밀함은 루드비히가 시시를 "Soul Mate"라고 칭한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시시 역시 루드비히를 아꼈고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는 특히 백조를 좋아해 항상 성에서 백조를 길렀고 아래 사진에서 보시겠지만 백조 동상을 이용한 분수도 만들곤 했습니다.
자 이런 배경을 아신 뒤 저와 함께 루드비히의 성 구경을 가 보시죠.....
휘센 역은 이처럼 아주 작은 시골 역입니다.....
73번 혹은 78번 버스를 타고 갑니다.
버스를 내려 매표소로 올라가면 저 멀리 성이 보입니다.
매표소에서는 대략 40분 ` 1시간 줄을 섭니다. 이 당시 시간이 아침 10시 조금 넘은 정도..우리는 1시 50분에 투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12시 쯤 오시면 마지막 오후 5시 투어 정도나 가능할 겁니다. 그만큼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인기 높은 노이슈방슈타인 성은 거르고 호헨슈방가우 성만 다닌 분들이 많을 겁니다. 헌데 저는 노이슈방슈타인 성 내부를 보시기를 권합니다.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으십시오.....
팜플렛입니다. 매표소에서 다시 노이슈방슈타인 성까지 버스를 20~30분 기다려 20분 가량 올라가기 때문에 성격 급한 분들은 도보로 올라갑니다 (약 40분 거리) 매표소에서 호헨 슈방가우 성은 반대쪽으로 도보 20분 거리입니다. 요게 완전 하루 일정입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서요.....
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성 앞이 아니라 루드비히가 어린 시절을 보냇던 마리엔 다리 족으로 갑니다. 여기서 성을 보는 경치도 아래 경치도 좋기 때문이지요
성은 여기서 15분 가량 걸어내려가야 합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광경입니다.
성에 도착합니다
5분마다 약 60명 정도가 한 팀이 되어 들어갑니다 우리는 470번 13시 50분입니다.....단체 관광객들은 그 60명 분을 한꺼번에 삽니다. 중국 9단체) 관광객들 엄청 많습니다......우리는 영어 가이드 인솔이라 그런지 주로 유럽인들.....
내부는 촬영 금지니까 박에서 기다리며 찍습니다 관광객 60명이 5분..마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들어간다면 모두 몇 명일까요? 약 6000명입니다. 이러면 입장료 수입만 약 1억원...매일.... 투어는 약 40분...그리고 무료로 이 성의 건축에 얽힌 역사를 보여주는 영화가 상영됩니다 이건 투어 끝나고 나오면서 자동으로 상영되는 방을 가서 보시면 되는데 20분 정도 합니다. 이 노이슈방슈타인 성이 계획대로 완공되었다면 어땠을지 (다 지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것도 보여 줍니다. 루드비히는 자신이 죽으면 이 성을 부숴 버리라 했지만 그의 탐미적 감각과 스토리 때문에 또 이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삽니다. 당대에는 재정을 탕진한 왕이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수많은 직업과 수입을 100년 간 창출하고 있는 왕이지요.....
마리엔 다리를 멀리서 봅니다
성 안에서 바깥을 찍어 봅니다....내부 시설은 촬영 금지지만.....
호헨슈방가우 성은 이 호수가에 있습니다. 이것을 끼고 돌아갑니다.
다시 매표소로 와서 호헨슈방가우 성은 이 마차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두당 4유로 입니다. 헌데 호헨슈방가우 성은 위의 성보다 인기가 적어 이 마차가 떠나는 데 까지 20분 걸렸습니다 (사람을 모아 가니까) 걸어가도 20분이면 가지만 저는 마차로 가 보고 싶어서.....
이런 길로 갑니다.....
도착입니다. 여기는 성내 투어는 하지 않고 외관 사진만 찍었습니다.
왕궁 정원입니다....
성에서 내려다 본 시내....
다시 버스 타러 가려면 지나는 호수..그런데 이 즈음 날씨가......
비 맞았습니다. 소나기가 내렸어요......
엄청나게 내렸답니다 유럽 2주간 딱 한 번 여기서 비를 맞습니다....
기차 시간(뮌헨으로 돌아가는)이 20분 가량 여유가 있어 휘센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조그만 것도 이렇게 '보여주는 노력"을 하는 것,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야 돈 내는 사람들이 아까워하지 않지요....
루드비히 2세의 운명과 휘센의 두 성, 줄 서서 기다리는 고통은 있었지만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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