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의 빛
평소처럼 목동의 수련관에서 운동을 마치고 주말이라 집으로 향했다.
추운 겨울날이었다.
원당 집 까지는 버스를 타고 전철을 두번 갈아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먼거리.
저녁을 먹고 12시가 다 되서 잠이 들었다.
그 당시 난 매일 12시간 이상의 강훈련을 하던 시절이었다.
캐나다에서 1년간의 유랑생활을 마치고 수련관에 복귀한 나는 지난 방황과 절망의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미친듯이 수련에 매진했다.
운기수련. 근력운동. 명상수련.
다지고 다지고, 주위에서 들여오는 온갖 소리에 귀를 닫고 입을 닫고 눈을 감은채
수련에만 매진하던 시절이었다.
영하의 추위에도 난방을 거의 안한채 도장에서 숙식을 했다.
두터운 옷을 여러겹 껴입고, 침낭에 들어가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면,
다시 수련을 하고 산을 달리고 운기 명상..
그렇게 수련을 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 서 가고 있었다.
수련중 지쳐 쓰러지거나, 마음이 힘들어 잠시 눕게 되거나 앉아서 명상에 들면,
곧바로 흰빛의 탄환 같은 것이 날아와서 인당으로 강하게 쏟아져 들어왔다.
그러한 빛의 총탄이 이마로 들어오면 바로 기운이 나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전신에 기운이 채워져서
수련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전력을 다해 수련을 한지 2~3개월이 지나자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뜨거운 바람이 온몸에서 불어나왔다.
그리고 다시 1~2개월 뒤에 차가운 바람이 온몸에서 불어나오기 시작 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나오면서 얼굴인상이 많이 변하여 졌다.
팽팽해지면서 살이 차오르고 빛이 나기 시작했다.
뜨거운 바람이 불어나오는 것을 동맥혈의 운기가 시작되는 것이라 했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나오는 것을 정맥혈의 운기가 시작되는 것이라 했다.
동맥과 정맥의 정교한 인체의 시스템에 대해 직접 체득하게 되었다.
심한 경우에는 사방이 막힌 공간임에도 일반 선풍기 1~2단 정도 강도의 바람이 공간에 일어났다.
뜨꺼운 불구덩이 같은 용과 같은 기운 덩어리가 팔과 다리를 휘감고 돌아간다.
시원하고 청명한 바람이 몸에서 부터 생겨나와 공간에 강하게 불어댄다.
그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었다.
수련을 시작할라 치면 귓볼이 불에 데인 건처럼 뜨겁게 달구어 지면서 빨갛게 변했다.
그리고 곧 열감이 전신에 가득차고 후에는 바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오면서
오래도록 운기수련을 해도 지치지 않게 되었다.
1시간~ 2시간~ 4시간 그리고 더 오랜 시간동안, 운기하고 명상하고 수련 삼매경에 깊게 빠져들어 갔다.
그렇게 7~8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12월의 어느밤. 주말에 집에 귀가하여 푹 깊게 잠이 들었다.
놀라운 기척에 눈을 떠보니 공간에 환한 빛이 비추어 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강하게 내리치던 빛은 점점 더 공간을 울리는 파동과 함께 계속 밝아 지더니
공간도 사라지고 천장도 바닥도 사라지고, 결국엔 나 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한여름 대낮의 태양보다 수만배는 밝은 듯한 완전한 빛 그 자체 였다.
`어~ 어~~~~어~~~~~~~!!~~!`
너무나 놀라워 소리를 질렀다.
얼마나 계속되었을까.
자리에 앉은채로 의식이 돌아왔다.
꽤 크게 소리친것 같았는데 아무 기척도 없다.
바로 옆방에 어머니는 곤히 주무시나 보다.
아니 그렇게 크게 소리쳤는데 안들렸나?
이 빛은 도대체 뭔가?
뭔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새벽 3시경이었다.
놀라움을 가라 앉히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도장에 갔다.
평소처럼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1주일치 식량을 들고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도장 청소를 마치고, 스승님 차를 준비하고 찻상위에 스승님 드실 간식을 마련해 놓고.
신문도 가지런히 접어 놓고.
늘 오시던대로 아침10시30쯤 스승님이 오셨다.
스승님이 오시자마자.
바로 어젯밤 있었던 일을 질문드렸다.
"태양보다 강렬한 너무나 밝은 백색의 빛이 비추어지더니
공간도 사라지고, 천장도 바닥도 사라지고,.
분명히 깨어있는 상태인데 나 자신조차 사라져 버렸습니다."
묵묵히 듣고 계시던 스승님 눈이 반짝 반짝 빛이 나셨다.
그리고 이내 많은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말씀을 하셨다.
"우리 무예의 입문식과 같은 것이다... 이젠 니가 내가 필요없겠구나."
"이젠 내가 아니어도 니 스스로 일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두 분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널 끌어 주실거다."
"신선과도 같은 존재들 이신가요? 우리 무예의 큰 스승님들 이신가요?"
"그런 셈이야. 이젠 니 스스로 일을 해나갈 것이다. 그 두분과 상의하여 일을 해 나갈 것이다.
나와 상의하지 않고 스스로 해나갈 것이다. 이젠 니가 내가 필요없을 것이다.."
섭섭함과 대견함과 경이로움과 아쉬움,,, 온갖 생각과 마음이 교차하시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일이 있은 후 정확히 1년뒤에 난 스승님 품을 떠나 일산에 수련관을 열게되었다.
입문의 빛.
동맥과 정맥의 운기.
빛의 광탄환.
불덩어리가 이마에 내리 꽃히는 것.
머리위에 비둘기 처럼 내려앉는 기운.
그 모든 과정을 훗날 읽게 된 '초인들의 삶과 가르침을 찾아서' 란 책에서 모두 찾아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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