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스크랩] 역사, 종교 그리고 경제

wisstark 2012. 11. 6. 10:00

요즘 우리 카페에서 종교 문제와 관련하여 회원님들 간에 다소간의 언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 무신론자로서 울나라 역사와 종교, 그리고 경제와의 연관성에 관해 제가 생각하는 바를 약술하여 볼까 합니다. 사람이 눈앞의 나무만을 바라보면 숲 전체의 모습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한 사람의 짧지 않은 시간도 긴 시간의 역사로 보면 찰나에 불과하겠죠. 특정 종교를 비판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종교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는 측면에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세계에는 3대 반도 국가가 있습니다. 이태리 반도, 이베리아(스페인) 반도, 그리고 한반도. 반도(半島), 섬도 아닌 것이 대륙도 아닌 것이... 참 애매한 지리적 환경이지요. 그 반도 국가가 국운이 융성할 때는 대륙과 해양을 모두 지배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각축장으로 돌변해 비참한 상황를 맞았죠. 전자가 로마제국, 신대륙 발견 후의 스페인, 유약한 송나라 시기 KOREA라는 이름을 아시아에 각인시킨 고려 정도가 된다면,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도시국가로 뿔뿔히 흩어진 중세 이태리, 프랑코 총통 시절 극심한 내란을 겪은 스페인, 그리고 임진왜란과, 일제 식민지, 한국 전쟁 등 갖은 시련을 겪은 우리 한반도가 있습니다.

 

반도 국가는 외래 문화에 대한 포용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스 문화와 크리스트 종교를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오늘날 서양 문명의 토대를 형성한 로마시대가 대표적인데 한반도도 광범위하고 다양한 외래 문화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 종교에 주목합니다.

 

한반도에 유입된 첫 종교는 유교였습니다. 폭군 진시황이 세웠던 진나라를 뒤이은 한나라는 잔혹했던 진나라의 법가 사상을 버리고 유가 사상을 기반으로 한 왕도 정치를 내세우게 됩니다. 그래서 당시 한반도의 삼국도 자연스럽게 유교 경전과 통치 사상을 받아 들이게 되었고 백제시대 왕인은 일본에 이를 다시 전파하는 역할도 했죠. 이후 중국이 점차 인도의 불교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한반도도 불교가 들어오게 됩니다. 특히 불교가 국교였던 당나라의 영향을 받아 같은 시기인 통일 신라, 고려 때는 역시 불교의 전성기를 맞이하였죠. 고려말에는 몽고 왕조의 영향으로 불교의 분파인 라마교까지 유행을 했었죠.

 

몽고족의 원나라를 내쫓은 주원장이 명나라를 세우고 종교적 폐해가 심각했던 불교를 배척하고 주자학(성리학/유교)을 내세우면서 뒤이어 한반도에 세워진 이성계의 조선도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국교로 채택하게 됩니다. 명나라가 망하고 오랑캐가 세운 청나라가 들어선 조선 후기에는 오늘날 이슬람 근본주의 처럼 극단적인 유교 사상(소중화사상/조선이 유교의 중심이다.)이 사회 전반을 관통하게 됩니다. 왕의 사후 태후가 상복을 1년 입네, 3년 입네라는 문제로 피비린내 나는 싸움도 일삼을 정도 였으니까요.        

 

그러다 조선 말기 200 여년 전에 중국을 통해 천주교가 들어왔죠. 우리가 익히 아는 김대건 신부가 순교도 하고요. 기실 현재 우리나라에 뿌리내린 기독교는 구한말 미국 선교사들을 통해 들어 온 지 100년이 좀 넘은 신생 종교입니다. 일제는 조선을 식민지화 하면서 그 기독교를 이용합니다. 1895년 갑오경장 때 신분제가 폐지되었지요? 527년 동안 유지되었던 유교의 나라 조선의 양반 상놈 제도가 어느날 갑자기 표면적으로 철폐됩니다. 일제가 친일 개혁파 내세워 신분제 철폐한다고 선언한대서 신분제가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는 없었겠죠. 이런 상황에서 모든 사람을 형제님, 자매님으로 평등하게 내세우는 기독교는 바로 양반 기득권 세력을 무력화하고 다수의 평민,상놈을 우호 세력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유교의 전성시대 절대 약자였던 여성들에게는 기독교는 정말 복음이었죠. 바야흐로 신여성의 개화시기였죠. 덧붙여 몇 대조 조상까지 지내던 제사를 안 올려도 떳떳한 세상이 되었으니... 그래서 일제 강점기 기독교는 신자들이 일제 신사 참배를 할 정도로 일제와 유착 관계가 깊었습니다. 

 

해방이 되고 원조 기독교 국가 미국의 영향 아래 놓이자 대한민국의 기독교도 당연히 친미 성향으로 돌아서고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대한민국의 주류 종교로 자리잡게 되죠. 그리고 울나라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천막 개척교회에서 대형 교회 체인으로 성장하는 놀라운 마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대형 교회의 목사들은 요근래 바로 북한의 김일성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게 됩니다. 바로 교회의 사유화와 세습화이죠. 

 

김일성의 부친 김형직의 직업이 목사였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모르더군요. 북한은 나라 전체가 교회화 된, 교회의 국가 버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믿음과 섬김의 대상이 야훼와 예수가 아닌 김일성과 그의 유일 사상으로 바뀌었을 뿐... 그러고 보면 김일성은 무늬만 공산주의자였지, 한반도에서 가장 성공한 사이비 목사인 지도 모릅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대한민국 종교의 역사라는 게 주변 강대국의 흥망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으로 대변되는 현 한반도 정세 속에서 향후 한국 종교의 향방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군요.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는 2005년 쯤 980만명으로 정점에 달한 후 매년 감소 추세라는 게 통계로 발표되었죠. 제 판단에는 앞으로 감소 추세가 가속화 되리라 봅니다. 경제 성장기에는 개신교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부에 대한 선민의식(자신의 부가 야훼의 보살핌과 덕택 때문)이 선순환을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 대쇠퇴기에는 종교와 신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수 밖에 없죠. 그럼에도 중동의 이슬람 근본주의에서 볼 수 있듯이 비관적 경제 상황 속에서는 오히려 극단적인 종파(사이비 종파 포함)들이 교세를 확대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종교, 신앙이란 개인의 양심과 신념, 그리고 자아 성찰의 영역입니다. 남에게 드러내 놓고 자신의 종교를 자랑하거나 강요하거나 이를 지적하고 만류하는 비종교, 타종교인을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을 되풀이 하는 행위는 독선과 아집의 다름 아닙니다. 사람이 먼저 존재하고 신이 있다라고 믿는 자와 신이 먼저고 사람은 그로 인해 존재한다라고 믿는 자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함께 의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면 서로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존중하는 수 밖에요.

 

출처 : 달러와 금 관련 경제소식들
글쓴이 : 쾌걸조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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