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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본분을 다하면 만사형통

wisstark 2016. 12. 19. 21:28



본분을 다하면 만사형통

                               

                                                                                  김 병 권

 

  옛날 중국의 제나라 임금 경공(景公)이 공자를 초빙하여 정치자문을 청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 할 수 있습니까?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즉석에서 붓을 들어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여덟 글자를 써놓고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임금은 임금의 도리를 다하고, 신하는 신하의 도리를 다하며, 아비와 자식도 각자 자기의 도리를 다하면 모든 정사(政事)는 저절로 형통될 것입니다.

  참으로 명쾌한 답변이었다. 사실 군신부자(君臣父子)란 모든 국민을 총칭하는 대명사여서 이 범주에 들지 않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세상만사는 인간의 의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니 만큼 이 짧은 글귀 속에는 무궁한 진리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

  춘추전국시대로 통칭되던 그 당시는 그야말로 약육강식(弱肉强食)을 일삼던 난세()로 인륜과 도덕이 무너진 혼미(昏迷)한 세상이었다. 즉 임금은 임금답지 못하게 음란, 방탕한 생활에 젖어있었고, 신하는 신하대로 자기 세력을 확장하다가 끝내 임금자리까지 넘보기가 일쑤였다.

  또한 아비는 아비대로 자식이 벌어오는 푼돈으로 주색잡기에 빠져버리니 자식이 아비를 능멸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세상이 어지러워진 것은 바로 인간의 도의(道義)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온갖 비리나 부조리도 따지고 보면 지도자급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본분을 다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부작용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지도자가 지도자답지 않은데 어찌 국민들이 그 본분을 다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특히 상명하복의 준엄한 명령체제를 갖고 있는 군대나 공직조직의 책임완수 기풍은 그 어느 조직보다 강한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거기에는 책임, 명예, 조국, 국민이라는 단어가 우리 공직자의 의식 속에서 항상 새로운 용기와 믿음과 희망을 북돋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일생을 통해 가장 명예스러운 일은 자기에게 맡겨진 책임을 완수한 후에 오는 성공이다. 위대한 사람 치고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큰 책임을 다한 사람 치고 큰 인물이 안 된 사람이 없다.

 

  일찍이 영국의 충무공이라 일컫는 넬슨 제독이 마지막 프랑스군을 무찌르고 죽을 때 “나는 내 본분을 다했노라”라고 한 말은 우리로 하여금 새삼스럽게 무거운 책임감을 곱씹어보게 한다.

  진리는 언제나 평범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다. 공자가 말한 “군군신신부부자자”나 넬슨이 말한 “나는 내 본분을 다했노라”는 말은 매우 상식적이고 평범한 말이다. 이렇듯 진리는 단순하고 명쾌한데, 사람들은 공연히 난마()와 같이 헝클어 놓고 그것을 추스르느라 다시 골몰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우리 모두가 열망하는 정국 안정이나 안보태세나 복지사회건설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결국 각기 맡은바 위치에서 자기의 본분만 다하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竹軒 金秉權



출처 : 석산쉼터
글쓴이 : 碩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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