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하기 쉬워야 한다
한 남자가 파티장소에 나타났다. 들어오는 순간 그는 붐비는 사람들 중에서 어떤 여자가 미소짓고, 크게 웃으며, 음악에 빠져 있는지를 살핀다. 이유는 간단하다. 편안해 보이는 여자일수록 말 붙이기가 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게다가 퇴짜 맞을 확률도 적다). 만약 당신이 여자친구들 사이에 뺑 둘러싸여 뭔지 모를 가십에 열중하고 있다면, 그는 절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당신에게 말을 걸지 못할 것이다. “한 번은 친구와 함께 식당에 갔는데 대형 테이블에 다른 손님들과 함께 앉게 되었어요.” 29살의 장영철 씨의 이야기이다. “우리 옆자리에는 네 명의 멋진 여자들이 앉아 있었죠. 관심을 갖게 된 우리는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어요. 어떻게 말을 좀 붙여볼까 해서요. 그런데 그 여자들은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 만나는 남자들은 얼마나 허섭한지, 그런 이야기들을 하더군요. 나중에서야 그 여자들이 우리가 있는 걸 알아챘는데. 그 때는 이미 우리쪽에서 ‘관두자, 관둬...’란 마음이었죠. 설사 우리가 그 중 누구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고 해도, 그녀들은 분명 두 팔 걷고 나서서 그 만남을 방해할 것 같았거든요.”
친구들과 어울리는 중에 옆자리 남자에게 관심이 간다면, 무슨 맥주를 좋아하냐고 물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해보자. 일단 그와의 대화가 유지되고, 다음에 한번 만나자는 단계까지 가게 됐다면 그때부터는 친구들과 떨어져 앉아 본격적인 각개전투를 시도하는 것이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 혹시라도 남자들이 말을 붙일 때에는 부디 자비를 베풀라. 장담하건대 남자들도 자신들이 쓰는 헌팅용 멘트가 얼마나 볼품없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모르는 남자가 다가와 ‘요즘 날씨 정말 춥지요?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예요’라고 말을 붙이거든 눈을 굴리며 ‘겨울이니까 추운 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라고 쏘아붙이지 말 것.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들어준다면 5분 후의 대화는 훨씬 재미있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걸어 다니는 화장대는 NO!
남자는 여자를 처음 만났을 때 성격이 어떨 지와 나중에 자신에게 무얼 바랄지에 관한 힌트를 모은다. “만약 어떤 여자가 캐주얼한 차림을 하고 있고, 화장도 진하지 않다면, 그녀는 자신에 대해 만족스러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돼요. 적어도 이런 여자랑 만난다면 내가 좋아하는 옷차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간섭은 하지 않겠죠.” 27세 장기훈 씨의 이야기다. “한 번은 키메라처럼 화장을 덕지덕지한 여자를 소개받았는데요. 끊임없이 자기 얼굴을 살피는 그 여자를 보고 있자니 더 이상 관심이 생기지 않더라구요. 머리가 헝클어질까봐 버스나 지하철도 못 탈 여자라는 걸 한눈에 알아채겠더라고요.” 또 다음의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도 말한다. “저렇게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약속시간에도 매번 늦을 거 아니에요. 자신이 완벽하게 보일 때까지 옷을 갈아입을 테니까요. 그리고선 ‘나 오늘 어때?’란 질문으로 자신의 스타일링을 확인하려고 하겠죠? 생각만 해도 피곤해요.”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자. 정성껏 외모를 가꾸는 일은 분명 의미가 있다. 섹시하고 멋진 여자친구만큼 남자를 자랑스럽게 하는 것도 없으니 말이다. 남자는 그것에 충분히 감사해한다. 코스모가 하려는 말은 다음과 같다. 술 한잔 하거나 저녁을 먹을 때 상의에 살짝 얼룩이 묻는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라는 것이다.남들 앞에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자연스러운 여자야말로 남자들에게 끊임없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남자처럼 장난을 치자
남자는 유머 감각이 있고, 재치 있게 농담도 받아칠 줄 아는 여자를 좋아한다. 함께 있으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과 더욱 함께 있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 그가 가끔씩 던지는 농담이나 장난을 즐긴다는 것은, 그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며 그의 유머감각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여자 앞에서라면 남자는 혹시 자기가 말실수를 하는 건 아닐까 안절부절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당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당신의 매니큐어 색을 가지고 ‘귀신’ 같다고 놀려도 ‘요즘은 귀신 컨셉트가 트렌드야’라고 애교 있게 대답해 주자. “<대망>과 <장희빈>만 보더니 요즘 유행에 대해서는 통 깜깜이군!” 이 정도면 괜찮은 대답이다.
“한 여자를 바에서 봤는데요, 우린 눈짓으로 서로 관심이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그녀 곁으로 다가가서 얘기를 붙여봤죠.” 26살 최진기 씨의 이야기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녀가 제법 똑똑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녀가 왜 조지 클루니의 최악의 영화가 <프리티 우먼>이냐는 말을 하는 거예요. 조지 클루니와 리차드 기어를 헷갈린 거죠. 제가 그걸 가지고 놀렸거든요. 그랬더니 그녀가 이렇게 대답하는 거예요. “응~, 모델들과 사귀던 나이 많은 섹스 심볼들은 다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아서요. 하하하.” 그 이후론 분위기가 훨씬 자연스러워졌지요. 내가 놀렸는데도 허둥대거나 화내지 않는 그녀를 보며, 그녀와는 무슨 얘기든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데이트를 신청했고, 아직도 사귀고 있지요.”
그가 하는 대로 놓아두자
만약 당신과 데이트 약속을 잡기가 너무 복잡하다면, 남자는 당신이 자기를 흥미 없어 한다고 생각하거나, 괜히 까다롭기만 한 사람이라고 단정해버린다. “친구 결혼식 뒤풀이에서 여자를 만났는데요. 춤도 같이 추고 얘기도 많이 하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거든요. 물론 그녀의 전화번호도 받았구요.” 30살인 안지훈 씨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중에 전화를 걸었더니, 내가 연락을 해서 당황스럽다는 거예요. 그때는 그렇게 재미있어 했으면서 말이에요. 제가 영화를 예약해두었다고 말했거든요. 그랬더니 ‘어머, 지난주에 그 영화 봤어요. 다른 걸 보면 안되나요?’하더라구요. 어떤 영화를 보고 싶다고 말도 안하기에 당시 인기 있던 다른 영화를 이야기 했죠. 그랬더니 그 영화는 다음 주에 친구들이랑 같이 보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그 뒤에는 뭐 어떻게 해 볼 생각도 안 들었어요.”
남자는 자기가 어떤 제안을 해도 별 까탈없이 오케이를 해 주는 여자와의 데이트를 더욱 기대한다. 그녀의 그런 태도는 자신을 만나는 일 자체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어디서 무얼 먹고, 어느 영화를 보느냐가 아니라). 26세인 양종기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어요. 학교 앞 라이브 카페에 갔는데 막상 가보니 흘러간 옛노래나 부르는 기대 이하의 장소였죠. 정말 장소를 잘못 잡았다 싶었어요. 그녀가 얼마나 지루해하고 짜증을 낼까 걱정했는데요. 웬걸, 좀 놀라는 듯은 했지만, 나중에는 신나게 노래도 따라 부르면서 그 자리를 즐기더라구요. 그녀에게 푹 빠진 건 바로 그때부터였어요.”
가끔은 눈 감아주자
남자는 트림도 하고, 땀도 흘리며, 과음도 한다. 대학을 졸업한 지 한참이 지났어도 가끔은 자기들끼리 킥킥거리며 음담패설도 나눈다. 이런 세련되지 못한 행동을 보이더라도 예민하게 반응하지는 말자. 남자는 이런 아량 있는 여자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두 번 정도 만난 여자랑 카페에 앉아 있는데, 고등학교 동창 녀석이 그곳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32세 김흥수 씨의 이야기이다. “옛날 얘기를 조금 하고, 동창들 소식들을 서로 묻다보니 어느새 30분이나 지났더라구요. 갑자기 내가 데이트 상대를 완전히 무시한 게 생각났지요. 그녀가 벌떡 일어나 가겠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열심히 사과를 했어요. 그런데 그녀는 정말 쿨하더군요. 내 행동이 예의 바르지는 않았지만, 자기는 카페 주인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걸 몰랐다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 알았지요. 이 여자를 놓치면 안되겠다는 걸.”
까탈스럽지 않은 여자들은 용서할 줄 알고, 잊을 줄도 안다. 이제 막 만나기 시작한 남자와의 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건 이런 그녀들의 태도 때문이다. 어떤 남자와 오래 만나고 싶다면 데이트 중 그가 잠시 휴대폰으로 다른 여자와 통화를 한다든가, 텔레비전 화면에 비치는 야구 중계를 곁눈질하더라도, 발끈 화내지 말자. 그런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그 남자가 당신을 만만하게 여기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트 중 다른 여자들과 끊임없이 노닥거리거나, 당신이 하는 말보다는 야구 중계가 중요하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그런 남자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차버려야 한다. 까탈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자존심을 버리라는 뜻은 분명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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