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영상

[스크랩] 김연아와 함께하는 레미제라블 4분 완전정복

wisstark 2013. 1. 20. 22:41

레 미제라블 영화가 개봉된 지 이제 20일 정도가 지났고 그간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400만 관객 돌파, 세계적으로 이미 1억 8천만 달러(약 2000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고 합니다. 지난 해 11월부터 용인에서 시작한 뮤지컬은 지금 대구 공연 중이고 곧 부산으로 갔다가 4월에는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목동 아이스링크에서는 바로 이 레미제라블 음악을 사용한 김연아 선수의 프리 경기가 펼쳐졌고 깨끗한 클린 경기로 4500 관중의 넋을 통째로 가져가 버렸지요.





아직 이 레미제라블을 뮤지컬이든 극장에서든 안 보신 분 계신가요?


세 시간 정도 하는 뮤지컬, 2시간 40분 하는 영화가 부담스러우시다면 4분 할애하시는 건 어떠세요? 김연아 선수의 프리 공연 말이죠....


원래 원작 뮤지컬에는 2막에 걸쳐 49개의 노래가 있습니다. 독창도 있고 듀엣도 있고 합창도 있습니다.


영화는 그 중 20 곡 (새로 작곡한 것도 포함)이 사용되었습니다. 나머지는 영화답게 연기와 스토리 전달이 있었고요....


김연아 선수는 그 중 4곡을 선택해 사용했습니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소위 Work Song(또는 Look Down), 그리고 메인 테마로 원작 뮤지컬의 1막 마지막 곡인 One Day More와 2막 2번째 곡인 On My Own을 선택했고 마지막 피날레 부분의 Tomorrow Comes! 를 외치는 부분으로 4분의 대작 드라마를 완성했습니다. 영화에서는 On My Own과 One Day More가 순서가 바뀌어 나오는데 그것은 드라마 전개상 그렇게 간 거지요. 영화적 특성 때문입니다.


레 미제라블은 어릴 때 동화책으로 보면 장발장의 이야기이지만 원작 소설로 보면 전체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장발장이지만 당시 프랑스의 어찌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으려 하는 많은 군상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 팍팍한 상황 속에서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아름답고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도 있고 짝사랑의 아픔을 진하게 전하는 에포닌의 이야기도 있으며 어린 코제트의 맑기만 한 새 세계의 동경(제가 정말 좋아하는 Castle on a Cloud)과 판틴의 I dreamed a dream이 상징하는 비참한 현실과 끊임없는 꿈 (비록 깨져버렸지만) 찾기를 원하는 보통 사람들의 절망과 덧없음이 있고, Bring Him Home으로 대표되는 아버지의 포효도 있는...또 실패한 봉기에서 헛헛한 마음으로 부르는 마리우스의 Empty Chairs at Empty Tables가 보여주는 용기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열망의 좌절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그러나 관통하는 것은 그 불쌍한 사람들의 비참한 이야기가 또 끊임없는 내일의 희망으로 연결되어 끝내는 Do You Hear People Sing으로 대표되는 민중의 열망이 결국 피날레의 Tomorrow Comes! 외침으로 귀결되는....하나님의 섭리와  내일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있기에 예술의 형식을 달리 해 가며 백년 이상 공연되어 왔습니다. 1860년대인가 70년대인가 빅토르 위고의 아들이 연극으로 올린 기록이 있어요. 원작 뮤지컬도 이미 25주년을 넘어 있고......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그 희망의 이야기와 현실의 벽은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다양하게 버무려져 있기에 이 작품이 세계적 명작인 것이죠.....


이제 그것을 피겨 스케이팅으로 보여주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원작 뮤지컬과 영화의 사용된 곡을 중심으로 풀어 봅니다.


처음의 30초 - 프롤로그 Work Song


 



영상으로는 약 45초 지점까지..시작이 11초 경이니까 (사족이지만 시작 전 관중들의 목소리는 사진 찍는다고 플래쉬 터뜨리는 무매너 관객을 질타하는 다른 관중들의 항의입니다. 플래쉬 꺼 주세요!!) 대략 30초 좀 넘는 곳 까지가 이 프롤로그입니다.


 

영화에서는 시작 부분, 장발장이 쇠사슬에 매인 채 다른 죄수들과 함께 노동을 하는 장면이지요. 다행히 한글과 영어로 다 가사가 있는 뮤지컬 10주년 기념 영상이 있습니다. 장발장 뿐 아니라 별 죄도 아닌 사람들이 끌려 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장면, 그러면서도 자신은 곧 풀려날 것이며 가족과 사랑하는 이는 변함없이 자신을 기다려 줄 것이라는 희망의 노래, 그리고 하나님의 자비를 갈구하는 아픈 장면입니다. 


김연아 선수는 이 프롤로그에서 그녀의 전매특허, 스케일 큰 3Lz-3T로 대작의 시작을 알립니다.


다음 1분 - One Day More : 봉기를 준비하는 군상들의 이야기




* 영상 클릭하시면 그 부분부터 시작합니다

 

대략 영상에서 1분 50초 정도까지의 One Day More 부분은 원작 뮤지컬에서 1막의 마지막입니다. 1막에서는 판틴과 코제트의 이야기, 마리우스와 에포닌의 이야기, 마리우스와 봉기의 준비, 마리우스와 성장한 코제트의 만남, 에포닌 부모의 전형적인 삶을 위한 비열함이 섞여 나와서 이 다양한 군상들의 삶이 1830년 대의 프랑스를 보여주고 있는데 봉기를 준비하고 새벽을 기다리는 그 순간 모든 주요 출연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노래가 바로 One Day More입니다. 원작 뮤지컬 25주년 영상을 보시죠.




장발장은 자신의 과거가 드러날 것이라 생각해 코제트와 피신을 하게 되고 매일 새로운 운명이 갈보리 언덕으로 가는 십자가의 길이라 하지요...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날이 밝으면 헤어져야 하는 운명에 대해 "오늘까지는 내가 산 게 아니었다"며 슬퍼하고..

짝사랑의 현실을 체감하는 에포닌은 그 두 사람의 사랑의 속삭임 사이에 On My Own의 운명에 절망하고... 

봉기의 선두에 서는 앙졸라는 힘찬 목소리로 내일은 새로운 날이라고 동참을 호소하고..

장발장과 마리우스는 자신의 운명의 방향에 대해 고뇌하고...

자베르는 그 봉기를 막고야 말겠다 하고....

동참하는 모든 학생들은 "모두가 왕이 되는 그 날'을 위해 의지를 불태우는 ....

마지막 합창에서 서로가 모두 자신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지만...그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열망에 찬....


네 One Day More 는 그런 음악입니다.


그 음악에 맞춰 김연아 선수는 두 번의 점프와 컴비네션 스핀을 통래 그 애닲은 사람들을 위무하는 듯한 동작으로 연기하며 스텝 시퀀스로 이 부분을 마무리합니다.


다음의 1분 40초 - On My Own : 거역할 수 없는 운명 속에서....




* 영상 클릭하시면 그 부분부터 시작합니다


I dreamed a dream 만큼 많이 일반인에게 사랑받는 애절한 에포닌의 짝사랑 운명에 대한 독백인 On My Own이 다음 주제로 이어지며 2분 후 가산점 받는 점프들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부분은 이번 영화의 에포닌 사만다 바크스가 제격이라 봅니다....


 

사랑의 열병을 앓게 해 준 귀족 청년 마리우스, 차마 그의 가까이에 맴돌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코제트의 거주지도 알려주고 두 사람의 불꽃같은 사랑의 속삭임을 지켜보며 실연을 통감하는 에포닌의 독백과 고백의 장면이지요....


혁명과 봉기의 엄중함 속에서도 젊은이들의 사랑은 공기와도 같은 것, 그리 자연스럽지만 자신에게는 허럭되지 않은 그 운명에 순응하려 하는 에포닌....


On my own

Pretending he's beside me

All alone

I walk with him till morning

Without him

I feel his arms around me

And when I lose my way I close my eyes

And he has found me


아마 이 부분은 한 여인의 독백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그 마리우스(He)를 하나님으로 두면 그대로 절망의 순간 속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바라는 민중의 심정이기도 할 겁니다.


이 부분을 김연아 선수는 에포닌이 되어 애절하게 감정을 표현하며 두번 째 트리플 러츠로 마무리합니다.


I love him

But every day I'm learning

All my life

I've only been pretending

Without me

His world would go on turning

A world that's full of happiness

That I have never known


차마 번역하기 싫은 애절함.....


김연아 선수는 부드러운 동작으로 곡선의 미를 살리며 그 감정을 표현합니다. 2A-2T-2Lo에 이어 3S-2T로 이어지는 동작에서는 빗속에서 오열하며 노래하는 에포닌이 되고 그 운명에 순응해야 하는 처지에서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그 마음을 레이백 스핀과 스파이럴로 이어갑니다.....영화는 I Love him but only on my own...이라는 처절한 독백이 이어지지만....


마지막 40초 - 피날레 : Tomorrow Comes!!




클릭하시면 바로 음악이 바뀐 부분부터....그것은 레 미제라블의 피날레 클라이맥스입니다. 



물론 원 뮤지컬에서는 마지막 부분에 Do you hear people sing이 이어지면서 모두의 가슴을 쥐어뜯게 하는 힘찬 희망의 가사가 이어지지만...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Who will be strong and stand with me?
Somewhere beyond the barricade is there a world you long to see?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ay, do you hear the distant drums?
It is the future that they bring when tomorrow comes! 

Aaaaah, aaaaah, aaaah, 
Tomorrow comes!

  

원래 이 부분을 따면서 스텝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한 사람들이 많았지요(저도요) 하지만 마지막 2A 점프에서 컴비네이션 스핀으로 이어지는 장면에 무거운 톤이 맞지 않다 생각했는지 윌슨은 보다 부드럽게 주제 리듬만 살린 후 Tomorrow Comes! 부분만 최종 요소인 스핀에 적용해 레 미제라블을 관통하는 사람들의 희망 - 비록 현실은 좌절이었더라도 -  을 주며 끝내게 합니다.


힐링 뮤직, 힐링 무비, 그리고 힐링 스케이팅....


레 미제라블은 이렇게 4분에 통째로 김연아 선수의 작품에 담겼습니다. 


코제트 한 사람의 역할극이 아닙니다. 


레 미제라블 우리 기자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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