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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

wisstark 2013. 1. 30. 20:11

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

2011/03/1117:05:42매일경제

천재는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다.


어린시절부터 몸이 약했던 르네 데카르트는 멍하니 누워 있을 때가 많았다. 1619년 어느 날도 데카르트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데카르트는 바둑판 무늬 천장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X축과 Y축으로 이뤄진 좌표평면을 고안해낸다.

데카르트는 인류 최초의 근대인이었다. 모든 세상 만물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는 식의 생각이 지배하던 시대에 그는 좌표평면을 고안함으로써 중세를 탈출한 첫 번째 지식인이 된다. 자연이나 사물이 균질공간 안에 존재한다는 획기적 사유를 해낸 것이다.


데카르트 합리론이 거둔 성과물이 '방법서설'이다. 1637년 출간된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이성을 바르게 이끌고 여러 학문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의 서설'이다. 이 저작은 데카르트 자신이 진리탐구를 위해 기울인 과정과 방법, 그리고 결실을 소개하는 책이다. 프랑스어로 쓰인 최초의 본격 철학서이기도 하다.

데카르트는 자신만의 합리적 방법론으로 베이컨의 경험론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경험론의 바탕이 됐던 귀납법은 좋은 철학적 방식이기는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A도 흰 백조를 봤고, B도 흰 백조를 보고, C도 흰 백조를 봤기 때문에 결국 모든 백조는 희다"라는 식의 결론은 오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데카르트는 귀납법을 우연적이고 확률적이며 상대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연역법을 제시한다. 연역법은 진리라고 알려진 것에 대해 방법적 회의를 갖는 것이다. '모든 백조는 희다'라는 진리를 의심하고, 개별적 사례를 찾아 헤매는 것이기 때문에 오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다.

데카르트가 '방법서설'에서 정리한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네 가지 규칙을 보자.

첫째, 명증(明證)성의 규칙이다. 명증적으로 참으로 판명된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참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말이다. 속단과 편견을 벗어 던지라는 이 명증성의 규칙은 지금도 가장 중요한 연구자의 자세로 지켜지고 있다.

둘째, 분해의 규칙은 검토해야 할 규칙을 될 수 있는 한 작은 부분으로 나눠 분석하라는 것이다. 셋째, 종합의 규칙은 계단을 오르듯 단순하고 쉬운 것에서 시작해 차곡차곡 사례를 종합하여 진리에 도달하라는 것이다.

넷째, 열거의 법칙은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완벽한 열거와 검사를 하라는 의미다.

데카르트는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고 그 이성을 토대로 한 사유 행위 속에 자아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불후의 명제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가 중세식 방법론에 회의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근거는 명백했다. 중세의 관습적 지식은 권위자들끼리도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의심할 수밖에 없고 중세의 경험적 지식은 착각이나 환상일 수 있으며, 중세의 수학적 지식은 계산상의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데카르트는 1596년 프랑스 소도시 라에의 귀족가문에서 태어났다. 기숙학교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엄격한 기숙학교를 견뎌내기에 그는 너무 허약했고, 중세의 진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그는 너무 똑똑했다.

프랑스를 떠나 학문적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네덜란드로 건너간 데카르트는 그곳에서 학문의 꽃을 피운다. '방법서설'도 그곳에서 탄생한 책이다. 스웨덴 궁정에 초청되어 크리스티나 여왕의 철학교사 노릇을 하던 그는 1650년 급작스럽게 사망한다. 사인은 폐렴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 종교계가 독살했다는 설도 있다.

선구자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 바로 데카르트다. 그는 어떤 진리도 감히 의심할 수 없었던 중세 암흑기에 인류 최초로 미지수 'X'를 사용한 천재였다.

[허연 기자 @ heoyeonism(트위터 계정)]

2011/03/11 17:05:42 매일경제

출처 : 홍익학당-다음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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